다시 한번 그릿이 찾아왔습니다.
어젯 밤 퇴근하던 새벽에도 느꼈지만 이제는 여름의 흔적은 모두 사라진 것 같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시기가 오면, 제 머릿 속에는 몇가지 단어가 떠오릅니다. 이를 테면 노력, 열정, 끈기 같은 단어들입니다. 특히 겨울의 제 모습은 차분해지고 반복하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변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를 고민해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글을 적다보니 그 이유는 새해가 시작되고 무언가에 열정이 가장 높을 시기가 겨울인 1월과 2월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시기가 조금 일찍 찾아온 것 같습니다. 2019년도,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해 계속된 반복이 마침내 새로운 나를 탄생시킨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젯 밤 퇴근하던 시각은 새벽 1시였습니다. 가게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2km, 약간의 오르막이 섞여있어 가볍게 뛰기 좋습니다. 가게 근처에서 출발해 5~10분정도 뛰고 나면 집 앞 횡단보도의 신호등 앞에 도착하곤 합니다. 달리기 전 , 퇴근하고 같이 일하는 친구가 담배피는 것을 기다릴 때는 날씨가 쌀쌀해서인지 오뎅탕과 따듯한 사케가 무척이나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또 먹었다가는 야식에 중독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친구와 술집에 잠깐 들러 오뎅탕을 먹을지 말지에 대해 이야기하다 먹지 않는 것으로 결론 짓고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가게 근처 횡단보도에서 준비운동을 하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릿이 점점 가까이 온 것 같습니다.
저는 유산소 운동을 좋아합니다. 달리기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 달리다 보면 의식적인 생각은 모두 사라지고 무의식에서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생각이 한두개 정도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달리다 보니 처음엔 오뎅탕이 떠올랐습니다. 정말로 먹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건강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에는 적합하지 않은 욕구였습니다. 살을 빼려는 것은 아니니 새벽에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가도 건강해지면서 살도 빼서 얼굴 살을 줄이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 키는 168센치에 몸무게는 67키로 입니다. 몸은 마른 편이지만 얼굴에는 살이 있어 조금 동그랗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저는 날렵하고 각진 얼굴을 가지고 싶습니다. 간절하게 원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하던 것에 야식을 줄이기만 해도 이룰 수 있는 목표라면 시도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야식을 먹지 않으면 밤에 잠도 잘오고 살도 빠지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이 스쳐지나가고 마침내 머릿 속에선 오뎅탕이 지워졌습니다. 잠들기 직전까지 참는 것이 아닌, 오뎅탕을 먹는 것이 내가 나아가야할 미래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머릿 속에서 지워졌습니다. 이쯤되면 그릿을 읽기 위해 오신 분들은 "이게 그릿이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어제 저는 그릿을 느꼈고 그 순간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집에 와 씻고 건강 습관 프로젝트 9일차에 맞춰 모공 팩을 했습니다.
이후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 5 : 나쁜 습관 버리기'에 해당하는 나쁜 습관 '집 어지럽히기'를 버리기 위해 설거지를 했더니 잘 시간이었습니다. 야식을 줄이기로 결심한 김에 저당 케찹, 머스타드, 마요네즈, 양배추 등 건강 습관을 만들기 쉽게 해줄 물품들을 주문하고는 잠에 들었습니다. 환경이 더욱 더 변하고 있습니다.
그릿을 알기 전에 이미 그릿을 경험해본 적 있으십니까?
어제는 그렇게 오랜만에 그릿의 느낌을 경험했습니다. 저는 그릿이라는 단어를 22살 겨울즈음 접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전부터 그릿을 다시 한번 경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19년도에 처음 그릿을 경험했을 때, 저는 누군가는 그릿이라 부르는 이 현상을 '극력' 이라고 이름지어 부르곤 했습니다. 이 현상이 노력의 극한의 상태라고 생각했습니다. 극력이란 시간이 얼마나 지난건지, 내가 언제 잠이 들었는지, 잠이 오는지 배가 고픈지 모두 상관없이 그저 내가 정한 한가지의 목표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극력의 상태일 땐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모두 무의미해집니다. 그저 "내가 바라는 목표에 닿겠다"는 일념만이 머릿속 최고 가치로 박혀있습니다.
행복에 대해 ted 강연을 한 emily esfahani smith 는 이것을 초월성이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이런, 글을 적다보니 40분이 지나 쉬는 시간 알람이 울리네요 갑작스럽지만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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